“다 울었으면 그만 나와” 담배를 두개피 정도 피고 집에 들어오니 서로 사랑한다며 엉엉 울고 있어 거실에서 가만히 울음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둘이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서로 껴안고 있는 꼴을 보고 지민은 방 안 화장실에, 정국은 거실 화장실에 나눠 넣어준 뒤 냉장고에서 맥주를 세 개 꺼내 식탁에 내려놓았다. 새로 딴 맥주를 절반 쯤 마셨을 까 두 사...
정국을 따라 나갈 힘이 없었다.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돌아선 정국이를 붙잡고 뭐라고 할까. 태형이가 강제로 한 거라고. 나는 태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정국이는 뭐라고 할까. 내가 왜 그 말을 해야 할까. 정국이는 왜 그런 표정을 하고 나간 걸까. “형, 나 지금 전화할 기분이..” 받고 싶지 않았는데 끊어지지 않는 전화벨 소리에 한숨을 쉬며 식탁에 ...
한 숨 자고 일어나 윤기가 충전기를 꽂아 놓았던 핸드폰을 켰더니 그동안 확인하지 못한 연락들로 알람이 쉴 새 없이 울려댔다. 그 중에 정국의 것은 없어서 괜히 서운해 하다가 제일 많이 연락이 와 있던 태형에게 괜찮다며 답장을 보냈다. “지민아 괜찮아?” 아침에는 윤기가 오더니 저녁에는 태형이 찾아왔다. 윤기와 똑같은 죽을 들고 들어오는 태형을 보다가 주변에...
윤기는 잦아드는 울음에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지민을 일으켜 세워 휘청거리는 걸음을 부축해주며 룸으로 들어갔다. “정국이는 매니저한테 연락이 와서 먼저 갔어, 말 못하고 가서 미안하대. 나도 속이 안 좋아서 먼저 가려고. 미안해” 기다리고 있었을 형들에게 미안하지만 더는 술 마실 기분이 아니라 대충 둘러대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게 여전히 혼이 빠...
지민이 오늘 형들에게 태형을 소개시켜 주게 된 것은 호석이 태형의 광 팬이었기 때문이었다. 안부를 물으며 연락한 호석이 전화기를 통해 들렸던 태형의 목소리에 혹시 옆에 김태형씨 있냐며 친하냐고 물어 봤을 때부터 한번만 볼 수 없겠냐- 사정사정을 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자리였다. 정국에게 말해봤자 싫어 할 게 뻔했고 그 날 이후 정국에게 심술이 나있던 차에 호...
지민의 집 앞,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아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니 자고 있는 것 같아 사온 죽과 약을 식탁에 두고 나오는 윤기에게 [형 서울 왔어?] 라고 태형의 톡이 왔다. 소주와 컵라면을 사들고 집에 들이닥쳐 주구장창 소주만 마셔대는 태형에게 내일 출국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물으니 점심 지나서 출발이라 괜찮다며 몇 잔이고 혼자 홀짝이다가 살짝 눈이 풀어...
“데려다 줘서 고마워” 오피스텔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지민은 눈을 감고 말없이 창문에 고개를 기댄 채 색색 숨만 뱉어내었다. 같이 있어주겠다고 여러 번 말해도 고개를 젓고, 병원에 가자고 해도 한사코 거절해서 죽을 기다리는 내내 태형의 다리가 달달 떨렸다. 내일부터 화보촬영 차 해외에 나가기 때문에 얼굴을 보러 못 올 것 같아 일단 윤기에게 지민이 아프다는 ...
사건이 있고 일주일 쯤 지났을 까 지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마침 윤기도 잠깐 대구 집에 다녀온다고 자리를 비워 가뜩이나 챙겨먹지 않는 식사를 더 거르게 되니 없는 체력이 바닥을 치려했다. 작업실에 분식을 사들고 놀러왔는데 몇 입 제대로 먹지 못하고 테이블에 엎드려 버리자 뒤늦게 아픈 걸 눈치 챈 태형이 약을 사오겠다고 나간 참이었다. “피디님” 몸이...
다른 멤버들도 숨죽이고 지켜볼 만큼 매니저 형에게 최근 들어 가장 크게 혼나는 데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몇 시간 전 상황을 계속 곱씹고 있었다. 갑자기 불쑥 들이닥친 나를 기꺼이 자리에 받아들이는 모습에 어디 하는 꼴이나 보자, 싶어 자리에 머물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관심이 없어서, 입맛에 맞지 않아서 스케줄때문이 아니면 레스토랑 같...
갑자기 늘어난 양을 준비하느라 메인요리가 살짝 지체되는 동안 방 안은 숨 막히는 정적만 흘렀다. 물만 홀짝이던 윤기가 이러다 죽겠다 싶어 담배라도 피려고 나가려는데 매니저가 식사가 담긴 카트를 밀며 들어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와, 진짜 맛있다! 입에서 막 녹아!” 눈치 없이 스테이크를 한 입 썰어먹고 신이 난 지민에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태형이 숨...
“이런데도 있어?” 푹신한 카펫을 밟으며 레스토랑에 들어선 지민이 휘둥그레져 두리번거렸다. 연예인 뺨치게 잘생긴 매니저가 웃으며 안내해준 룸에는 좋은 향기를 내는 생화가 가운데 위치한 하얀 천으로 덮인 동그란 테이블이 중앙에 있었고 벽에는 화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지만 묻지 않아도 고가일 것 같은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사람이 많으면 불편해서 룸이 있는 ...
지민의 핸드폰 액정이 나갔다. 금요일 밤 집에 찾아온 정국과 게임을 하다가 잊고 있던 약속이 떠올라 얘기했는데 정국이 잘 하고 있던 게임을 꺼버리더니 절대 안 된다며 핸드폰을 뺏으려 했기때문에 아직 번호를 안 지웠냐며 대신 지워주겠다고 달라는 데 처음엔 장난인 줄 알고 깔깔대고 도망갔다가 죽일 듯이 따라오는 정국 때문에 땀이 날 정도였다. 바닥에서 실컷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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